logo
|
Blog
    B2B SalesB2B SaaS

    제품을 이해하는 B2B 세일즈(AE)는 3배 더 비싸야 합니다: 요구사항이 필터 없이 제품 feature가 되는 구조를 막는 역할

    Marty Cagan은 PM이 고객 30곳을 방문하기 전엔 의사결정하지 말라고 해요. 고객30곳을 매일 만나고 있는 역할이 세일즈 입니다. 제품을 이해하는 세일즈맨이 Feature Factory를 막고, 가장 높은 보상을 받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봅니다.
    최승호's avatar
    최승호
    Apr 01, 2026
    제품을 이해하는 B2B 세일즈(AE)는 3배 더 비싸야 합니다: 요구사항이 필터 없이 제품 feature가 되는 구조를 막는 역할
    Contents
    기능을 받는 팀과 문제를 받는 팀세일즈가 고객 접근권을 막을 때Steve Jobs가 1995년에 진단한 Feature Factory 패턴세일즈 인센티브 구조가 Feature Factory를 만드는 이유"고객 30곳 방문"은 이미 세일즈(AE)가 하고 있다세일즈가 진화해야 하는 방향

    "고객이 이 기능 만들어달랬어요"

    세일즈 미팅 복기 시간에 자주 나오는 말입니다. 고객사 담당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그러니까 로드맵에 넣어야 한다고. 이 말이 나오는 순간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고객은 어떤 불편함을 토로했고, 그걸 전달하는 과정에서 솔루션으로 압축된 거거든요. 원래 말은 "팔로업을 자꾸 까먹어요"였는데, 세일즈 미팅 복기에서는 "리마인더 기능 만들어달래요"가 되어 있는 거죠.

    이게 Feature Factory의 시작점입니다. Feature Factory는 제품팀이 고객의 문제를 탐색하는 대신, 위에서 내려온 기능 목록을 받아서 찍어내는 조직 구조를 말합니다.

    2016년에 John Cutler가 12 Signs You're Working in a Feature Factory라는 글에서 처음 쓴 표현인데, 프로덕트 업계에서 거의 고유명사가 됐죠. 화려한 로드맵 회의나 분기 계획에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그냥 평범한 고객 미팅 복기 한 줄에서 시작됩니다.


    기능을 받는 팀과 문제를 받는 팀

    Marty Cagan은 Silicon Valley Product Group을 설립하고 20년 넘게 실리콘밸리 최고의 제품 조직들을 코칭해온 인물이에요. Netscape VP of Product, eBay SVP를 거쳤고, 《Inspired》와 《Empowered》라는 프로덕트 분야의 바이블 같은 책을 쓴 분입니다.

    그가 Lenny's Podcast에서 한 말 중 이런 게 있어요. 대부분의 회사에서 분기마다 벌어지는 일을 묘사하면서.

    세일즈 리더, 마케팅 리더, 사업부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요. 그리고 말하죠. "우리 사업부를 운영하려면 이 기능들이 필요합니다." 이게 우선순위가 매겨진 기능 목록 — 즉 로드맵이 돼요. PM은 요구사항을 문서화하고, 디자이너는 와이어프레임을 그리고, 스프린트 플래닝에서 엔지니어한테 전달됩니다. "다음에 이걸 만드세요."

    구분

    Feature Team

    Product Team

    받는 것

    솔루션 (기능 목록)

    문제

    PM 역할

    사실상 프로젝트 매니저

    고객·기술 전문가

    의사결정 주체

    경영진·세일즈 리더

    기술과 고객을 가장 잘 아는 팀

    작업 흐름

    요구사항 → Jira → 스프린트

    문제 발견 → 솔루션 탐색

    Feature Team은 이미 누군가가 "이게 답이다"라고 결론 낸 것을 전달받아서 구현해요. Product Team은 "팔로업 누락율이 높다"거나 "신규 고객 온보딩 완료율이 낮다"는 식으로 문제 자체를 받고, 어떻게 풀지는 팀이 발견하는 거예요. 이게 Netflix가 말하는 원칙이기도 합니다. 의사결정을 그 기술과 고객을 가장 잘 아는 사람한테 내려보내는 것.

    이 둘의 차이가 작아 보이는데, Cagan은 너무 근본적으로 달라서 같은 "프로덕트 매니저"라는 직함을 쓰면 안 된다고까지 해요.


    세일즈가 고객 접근권을 막을 때

    Cagan이 PM한테 절대 빼앗기면 안 된다고 하는 세 가지가 있어요.

    • 고객에 대한 직접 접근권

    • 엔지니어에 대한 직접 접근권

    • 이해관계자에 대한 직접 접근권

    첫 번째가 여기서 중요한데요. "PM과 고객 사이에 누군가가 끼어들면, PM으로서 끝장이다"라고 표현해요. 선의를 가진 경우가 많다고도 덧붙이면서. Customer Success가 "그건 제 담당이에요"라고 하거나, 세일즈가 "고객 접점은 저희가 관리합니다"라고 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런데 솔직히 이게 한국 B2B에서 아주 흔한 구조예요. 제품팀은 고객을 직접 못 만나고, 세일즈를 통해서 필터링된 정보를 받아요. 그 세일즈가 나쁜 의도로 필터링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자기가 들은 걸 정리해서 전달하는데, 그 과정에서 문제가 솔루션으로 압축되고, 맥락이 날아가고, 감정이 사라지는 거거든요.

    결과적으로 제품팀은 고객이 실제로 겪고 있는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기능을 만듭니다.


    Steve Jobs가 1995년에 진단한 Feature Factory 패턴

    Cagan이 이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 깊게 언급하는 게 Steve Jobs의 "The Lost Interview"예요. 1995년, Jobs가 Apple에서 해고된 후 복귀하기 전에 찍은 1시간짜리 인터뷰인데, Cagan은 이걸 Amazon Prime에서 4달러에 빌려보라고 해요.

    Jobs가 회사가 망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있어요.

    • 회사가 커지면 제품보다 영업, 마케팅, 재무 인력이 승진하기 시작한다고.

    • 회사가 혁신을 멈추면 이들이 성장의 엔진이 되니까요.

    •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사람들이 리더십을 차지해요.

    • 그러면 좋은 제품 인력들은 제품을 가치 있게 여기는 곳으로 떠나고, 회사는 제품 역량을 잃어갑니다.

    1995년에 이미 이걸 짚었는데, 그 이후로 수없이 많은 회사에서 똑같은 패턴이 반복됐다고 해요.

    Jobs가 또 하나 지적한 게 있어요. 경영진이

    "아이디어가 일의 90%" 라고 착각하는 병이에요.

    회의실에서 기능 목록을 만들면 일의 대부분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거죠. Jobs는 이게 완전히 틀렸다고 해요. 아이디어는 시작점일 뿐이고, 아이디어에서 실제 제품으로 가는 과정 — 수천 가지를 머릿속에 담고, 끊임없이 반복하고, 트레이드오프를 만들어가는 그 과정 — 이게 진짜 일이라고.

    Cagan 데이터로는, 경영진이 회의실에서 정한 기능 목록 중 실제로 긍정적인 결과를 만드는 건 약 20%예요. 80%는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해가 됩니다.


    세일즈 인센티브 구조가 Feature Factory를 만드는 이유

    세일즈(AE, Account Executive)가 문제를 솔루션으로 압축해서 전달하는 건, 자기한테 주어진 인센티브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동한 결과예요.

    AE는 이번 분기 숫자로 평가받아요. 고객이 "이 기능 있으면 살게요"라고 하면, 그걸 그대로 전달하는 게 자기한테 합리적인 행동이에요. 고객의 진짜 문제가 뭔지 파고드는 데 시간을 쓰는 건 딜 클로징을 늦출 수 있거든요. 인센티브 구조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으면, 사람은 그 구조대로 움직이게 돼 있습니다.

    Cagan이 "왜 좋은 회사처럼 일하지 않느냐"고 답답해하는데, 마인드셋을 바꾸자, 문화를 바꾸자는 건 소프트웨어예요. 근데 인센티브 구조는 하드웨어거든요. 소프트웨어가 아무리 좋아도 하드웨어가 그대로면 결국 하드웨어대로 작동합니다.

    그래서 Jobs가 말한 패턴이 반복되는 겁니다. 각자 자기한테 주어진 인센티브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동하는데 시스템 전체가 망가지는 거죠.


    "고객 30곳 방문"은 이미 세일즈(AE)가 하고 있다

    Cagan이 PM한테 요구하는 첫 번째 역량이 고객/사용자 전문성이에요. 팀에서 고객에 관한 전문가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거죠. 그가 엔지니어에서 PM으로 전환할 때 코치가 말했대요.

    "고객 30곳을 방문하기 전에는 팀을 위한 어떤 의사결정도 하지 마라."

    미국 15곳, 유럽 15곳, 3주 출장이었다고.

    좋은 말이에요. 근데 현실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 PM이 따로 고객 30곳을 도는 건 쉽지 않아요. 시간도, 구조도 안 맞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미 하루에 고객 두세 곳을 만나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AE예요. 매출을 내기 위해서 고객 최전방에 있는 사람이 이미 그 30곳을 만나고 있는 거예요. Cagan이 PM한테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을 AE는 구조적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고객의 말을 솔루션으로 압축하는 대신, 문제를 문제 그대로 제품팀에 전달할 수 있으면 — 맥락을 날리지 않고, 고객이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어떤 불편함을 겪었는지를 살려서 넘길 수 있으면 — Cagan이 말하는 고객 접근권이 차단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확장되는 구조가 되는 거예요.


    세일즈가 진화해야 하는 방향

    세일즈도 해야 하고, 제품 관점도 가져야 하고, PM 역할까지 해야 한다면 — 그게 왜 나한테 좋은 거예요? 일만 더 많아지는 거 아닌가요?

    세일즈는 이미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접점에 있어요.

    • 고객의 언어를 직접 듣는다

    • 시장의 반응을 몸으로 느낀다

    • 제품이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가장 먼저 안다

    여기에 제품 관점까지 더해지면 — 고객의 불편함을 구조적으로 읽고, 그걸 제품팀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언어로 전달할 수 있으면 — 이 사람은 딜을 따오는 것 이상의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회사의 제품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를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그러면 연봉도, 인센티브도 그만큼 더 받아야 해요. 딜만 따오는 AE는 이번 분기 매출에 기여합니다. 제품을 이해하는 고객 전담 책임자(Account Executive)는 제품 자체를 바꿔요. 더 많은 고객이 사고 싶어하는 제품으로 진화시키는 데 직접 관여하는 거니까, 이 사람이 만드는 매출 임팩트는 한 분기가 아니라 이후 몇 년에 걸쳐서 복리로 쌓입니다. 3배가 아니라 그 이상일 수 있어요.

    세일즈가 제품 발전에 직접 기여하는 구조가 되면, 그게 "이번 분기 딜 몇 개 클로징했냐"로 평가받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가치거든요. 세일즈 직군이 높은 보상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이겁니다.

    Jobs가 말한 패턴 — 세일즈가 승진하면서 제품 역량이 빠지는 것 — 이게 반복되는 이유는 세일즈와 제품이 분리된 두 가지 역할이었기 때문이에요. 세일즈가 제품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 그 패턴 자체가 달라질 수 있어요. 세일즈 리더가 올라가도 제품 감각이 함께 올라가는 구조가 되니까요.

    AI가 세일즈의 많은 부분을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이 역량은 자동화되지 않습니다. 고객의 맥락을 읽고 제품팀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언어로 연결하는 것 — 이걸 할 수 있는 세일즈(AE)가 앞으로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사람이에요. B2B 세일즈에서 디스커버리가 왜 발표 실력보다 먼저인지도 같은 맥락에서 읽히는 글입니다.

    다음 미팅 복기 시간에 "이 기능 만들어달래요"가 나오면, 한 번만 물어보세요. "고객이 원래 뭐라고 했어요?"


    이 글은 Marty Cagan이 Lenny's Podcast에 출연해 나눈 대화에서 인사이트를 얻어 작성했습니다. 원본 영상은 아래에서 볼 수 있어요.

    📺 The nature of product | Marty Cagan — Lenny's Podcast

    Share article
    Contents
    기능을 받는 팀과 문제를 받는 팀세일즈가 고객 접근권을 막을 때Steve Jobs가 1995년에 진단한 Feature Factory 패턴세일즈 인센티브 구조가 Feature Factory를 만드는 이유"고객 30곳 방문"은 이미 세일즈(AE)가 하고 있다세일즈가 진화해야 하는 방향

    Entry AI - 데이터 수기 입력 문제 해결을 통해 세일즈의 과학화를 만들어 갑니다.

    RSS·Powered by In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