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는 진짜 새로운 분야인가? B2B 관점에서 직접 파헤친 SEO와의 차이
최근에 받은 질문 하나
"요새 GEO 얘기가 나오잖아요.
혹시 이쪽으로도 고민해보신 적 있으세요?"
GEO — 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AI 검색엔진에서 우리 브랜드가 노출되도록 콘텐츠를 최적화하자는 개념이에요. ChatGPT에 뭘 물어봤을 때 우리 회사 이름이 답변에 나오게 만들자는 거죠. 저는 SEO랑 본질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AI도 결국 웹을 크롤링해서 학습했고, 여전히 웹을 검색하니까요.
그런데 GEO가 너무 많이 보였습니다. 링크드인에서도, 마케팅 뉴스레터에서도, 심지어 SEO를 10년 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기존에 SEO에 돈을 안 쓰던 사람들이, GEO라는 새 이름이 붙으니까 지갑을 여는 건 아닌걸까?’ FOMO를 활용한 리패키징인지도 궁금했어요.
그래서 리서치를 열심히 해봤습니다. 이 글은 철저히 B2B 관점이에요. B2C에서 GEO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저는 잘 모르고 관심 자체가 없습니다. B2B 관점의 렌즈로만 바라본 글이라는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GEO가 주장하는 것: AI 시대의 새로운 검색 최적화
GEO 진영의 핵심 논리는 이렇습니다.
"사람들이 검색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ChatGPT 주간 활성 사용자가 9억 명을 넘었어요. Perplexity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Google AI Overview는 대다수 국가에서 작동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구글에 키워드를 치는 대신, AI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받는 방식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최적화의 대상이 바뀌었다."
기존 SEO가 구글 검색결과 1페이지에 들어가는 게 목표였다면, GEO는 AI가 생성하는 답변 안에서 우리 브랜드가 인용되거나 추천되는 게 목표라고 해요. 프린스턴, 조지아텍, Allen Institute for AI, IIT 델리 공동 연구팀이 2024년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GEO 기법을 적용하면 AI 검색에서의 가시성이 최대 40% 향상된다고 해요.
"이미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GEO 전용 컨퍼런스가 2025년 7월 오스틴에서 처음 열렸고, 같은 해 1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번째, 2026년 3월 워싱턴 DC에서 세 번째가 이어졌어요. 6월에는 네 번째를 앞두고 있고요. 전용 에이전시들이 생겨나고 있고, AI 가시성 측정 도구를 파는 회사들도 등장하고 있어요.
"나도 뭔가 해야 하나?" 싶어지죠. 그래서 좀 더 파고 들어봤습니다.
GEO의 80%는 기존 SEO다: 업계 내부의 솔직한 평가
SEO 에이전시 uSERP의 공동창업자 Jeremy Moser는 Digiday와의 인터뷰에서 GEO의 80%는 기본적인 좋은 SEO라고 말했어요. 이 말을 하는 사람이 GEO를 비판하는 사람이 아니라, SEO로 먹고사는 사람이에요.
같은 Digiday 취재에서 5개 퍼블리셔가 GEO에 회의적이라고 답했어요. 그중 People Inc. CEO의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이 대화 전체가 어떤 팩트에도 근거하지 않는다. 이 빠르게 발전하는 도구들의 출력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만나고 싶다."
한 대형 뉴스 매체의 SEO 책임자는 더 직접적이었어요.
구글에서 랭킹되는 콘텐츠가 AI 답변 엔진에서도 랭킹된다고. 결국 SEO가 리패키징된 것이라고. 검색 트래픽 자체가 줄고 있으니까 아무도 SEO가 답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지 않을 뿐이라고요.
용어부터 봐도 그래요. 같은 걸 부르는 이름이 다섯 개 이상이에요. GEO, AEO, AIO, LLMO, GSO. Search Engine Land가 SEO 업계 리더 75명의 링크드인 활동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본인의 링크드인 헤드라인에 'GEO'를 쓰는 사람은 겨우 3%였어요. 'SEO'는 43%, 'AI'는 21%. 업계 안에서조차 이 새 용어를 자기 정체성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야인데, 여기에 최적화 서비스를 판다? 뭔가 이상하죠.
컨퍼런스가 열리고, 에이전시가 생기고, 측정 도구가 등장한다는 것 자체는 시장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아니에요. 수요를 만들려는 공급자들의 움직임일 수도 있어요.
새 카테고리를 만들고 →
컨퍼런스를 열고 →
도구를 팔고 →
"우리가 없으면 뒤처진다"
는 불안을 만드는 사이클. 마케팅 업계에서 이미 수십 번 반복된 패턴이에요.
GEO에서 진짜 새로운 20%: RAG, 학습 데이터, AI 숏리스트
"80%가 기존 SEO라면, 나머지 20%는 뭔데?"
첫째, RAG(검색 증강 생성)라는 기술 층이 새로 생긴 건 맞아요.
Perplexity나 Google AI Overview 같은 도구는 사용자가 질문하면 실시간으로 웹을 검색하고, 여러 페이지에서 관련 구절을 뽑아서, 하나의 합성된 답변을 만들어요. 구글에서 블루 링크 10개를 보여주는 것과, AI가 여러 소스를 합성해서 하나의 답을 만드는 건 확실히 다른 경험이에요.
둘째, 학습 데이터라는 경로가 있어요.
ChatGPT가 웹 브라우징 없이 답할 때, 그건 학습 시점에 이미 흡수한 데이터에서 답을 만드는 거예요. 이 경우에는 "지금 웹에 좋은 콘텐츠가 있다"만으로는 안 되고, "학습 시점에 이미 권위 있는 소스로 인식됐느냐"가 변수예요.
셋째, AI가 숏리스트를 만드는 구조.
예전에는 구글 첫 페이지에 있으면 후보군에 들었어요. 지금은 AI가 2~3개를 먼저 추천하고, 사람은 그 안에서만 골라요. 비유하면 백화점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것이, 컨시어지가 "이 세 곳 가보세요"라고 안내하는 것으로 바뀐 거예요. 컨시어지가 추천 안 한 매장은 방문 기회 자체가 없어지는 거죠.
"20%는 진짜 새로운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20%가 실제로 뭘 바꾸는지 더 들이파 봤습니다.
AI 검색에서 브랜드 노출이 B2B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
"많은 사람들은 AI 첫 답변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 첫 답변에 우리 브랜드가 나오느냐 마느냐가 중요하다." GEO 쪽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에요.
한 발 양보해서, 첫 답변에 이름이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쳐볼게요.
그래서 뭐가 달라지나요?
Similarweb의 2026 GenAI Brand Visibility Index에 따르면, AI 플랫폼 사용량은 전년 대비 28.6% 성장했지만, AI에서 외부 사이트로 나가는 레퍼럴 트래픽은 같은 기간 동안 제자리였어요. 사람들이 AI를 더 많이 쓰고 있지만, 거기서 밖으로 나가지는 않는 거예요. AI 플랫폼 전체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합쳐도 퍼블리셔 전체 트래픽의 1%가 안 된다는 게 SEO 플랫폼 Conductor의 분석이에요.
더 직접적인 숫자가 있어요. Reuters Institute 보고서에 따르면, Google은 ChatGPT보다 500배 더 많은 레퍼럴 트래픽을 뉴스 사이트에 보내요. Discover 트래픽까지 합하면 1,300배. AI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Reuters나 The Guardian조차 AI 플랫폼에서 오는 유입이 전체의 극히 일부인 거예요.
이름이 나와도 방문과 매출로 이어지는 길이 아직 증명되지 않았어요. Similarweb이 인용한 Pew Research 데이터에 따르면 AI Overview에 포함된 링크를 클릭하는 사용자는 1%도 안 돼요.
그리고 Lily Ray(Amsive VP of SEO)의 MozCon 발표에 따르면, ChatGPT 사용자의 95%는 여전히 Google을 써요. AI는 검색 위에 하나 더 얹어진 거예요.
특히 B2B에서는 이 논리가 더 약해져요. 소비자가 ChatGPT 추천 보고 운동화를 바로 사는 건 가능해요. 구매 여정이 짧으니까요.
B2B는 다릅니다. AI가 "이 CRM 좋아요"라고 해도, 그 다음에 데모 미팅 잡고, 내부 의사결정자 설득하고, 보안 검토 거치고, 예산 승인 받고, PoC까지 — 이 여정이 몇 달이에요. AI 첫 답변에 이름이 한 번 나왔다는 게, 이 긴 여정에서 구매 결정을 바꾸는 변수가 되기는 어려워요.
그래도 숏리스트에 들어가느냐 마느냐가 중요하잖아요
이 반론은 B2C에서는 맞아요. 하지만 B2B 구매자는 AI가 추천한 3개를 받고 끝내지 않아요. 사내에서 "왜 이 벤더를 골랐냐"는 질문을 받거든요. "ChatGPT가 추천했습니다"가 품의서에 근거가 되진 않죠. 결국 독립적으로 리서치를 하고, 그 리서치는 웹에서 이뤄져요. 웹에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AI 첫 답변에 없었더라도 후보군에 재진입할 수 있어요. B2B에서 AI 숏리스트는 최종 후보가 아니라 대화의 시작점이에요.
GEO의 새로운 20%도 결국 웹 콘텐츠로 돌아온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에요. ChatGPT가 "A 써보세요"라고 했다고 바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딨나요? 자기 물건 살 때도 비싸면 여러 번 검증하고, 싼 거 찾고, 비교해보잖아요.
AI 시대에 달라진 건 이거예요. 검증하는 방식이 "구글에 직접 가서 검색"이 아니라, "AI에게 더 시키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는 겁니다.
"근거 더 보여줘."
"다른 옵션은 없어?"
"A랑 B 비교해봐."
"최근 리뷰 찾아봐."
이런 후속 질문을 던지면, AI가 하는 일은 웹서치예요.
Perplexity는 매 질문마다 실시간으로 웹을 검색해요. ChatGPT도 브라우징 모드에서는 웹을 뒤져요. 사용자가 "더 찾아봐"라고 하면, AI가 Bing이나 Google의 인덱스를 다시 뒤지는 거예요.
그러면 아까 말한 세 가지 "새로운 20%"가 전부 무너져요.
RAG가 새롭다? → 맞아요, 하지만 RAG가 뒤지는 대상은 웹이에요. 웹에 좋은 콘텐츠가 없으면 RAG도 허공을 합성하는 거예요.
학습 데이터 경로가 다르다? → 맞아요, 하지만 그 학습 데이터의 원천은 웹 크롤링이에요. 시점만 다를 뿐, 재료의 출처는 같아요.
AI가 숏리스트를 만든다? → 맞아요, 하지만 "다른 옵션도 보여줘"라는 후속 질문 한 번이면 AI가 웹을 다시 뒤져서 리스트를 확장해요. 그 숏리스트는 고정된 게 아니에요.
"그래도 구글에서 1등 하는 콘텐츠가 AI에서도 잘 나오는 건 아니잖아?" 이런 반론이 있어요. 실제로 Moz 리서치에 따르면 AI Mode 인용의 약 10%만 구글 오가닉 상위 결과와 일치하고, Ahrefs 분석에서도 LLM이 인용하는 URL 중 12%만 구글 Top 10에 랭킹돼요. 구글 순위와 AI 인용 사이의 오버랩이 낮다는 거죠.
맞는 말입니다. 구글과 AI의 랭킹 기준은 달라요. 그런데 왜 다른지를 봐야 해요. 구글 Top 10에는 백링크가 많거나 도메인 권위가 높아서 올라간 페이지가 섞여 있어요. SEO 테크닉으로 순위를 올린 글이죠. AI는 그런 걸 안 봐요. 질문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답하는지, 구체적인 데이터가 있는지, 출처가 명확한지를 봐요. 오버랩이 낮은 건 "AI에 맞는 별도의 최적화가 필요하다"는 뜻이 아니에요. 구글 순위를 올리는 테크닉과 진짜 좋은 콘텐츠가 원래 다른 거예요. AI가 골라내는 건 테크닉이 아니라 콘텐츠의 실질이에요.
같은 식재료 시장에서 셰프 두 명이 각자 다른 재료를 고르는 거예요. 고르는 기준이 다르다는 건 인정합니다. 그런데 둘 다 같은 시장에서 고르고 있어요. 셰프 B가 다른 시장에 가는 게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I가 구글과 다른 기준으로 웹을 뒤진다는 건, "웹에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바꾸지 않아요. 고르는 기준이 하나 더 생긴 거지, 재료의 출처가 바뀐 게 아니니까요.
GEO 진영에서 "Reddit이나 유튜브에서도 브랜드 멘션을 늘려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것조차 "웹에 좋은 콘텐츠를 다양한 곳에 놓는 것"이지 새로운 최적화 기법이 아니에요.
AI는 배달원이지 요리사가 아니에요. 재료가 좋아야 답이 좋고, 재료가 있는 곳은 여전히 웹이에요. 배달원이 오토바이에서 전기차로 바뀌었다고, 음식이 달라지진 않잖아요. 달라진 건 배달 방식이에요.
20%가 다르다면, 그건 SEO가 진화한 거예요. 검색엔진을 만든 구글도 같은 말을 해요. 구글 SVP Nick Fox는 AI Inside 팟캐스트에서 "AI 검색에서 잘 나오려면 하는 일은 전통 검색 최적화와 같다, 좋은 사이트를 만들고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어요. Google Search Live Zurich에서 John Mueller는 더 직접적이었어요. "AI 시스템은 검색에 의존한다. SEO 기본 없이 GEO도 AEO도 없다."
SEO도 20년 동안 계속 변해왔거든요. 모바일 최적화가 나왔을 때 "MEO(Mobile Engine Optimization)"라는 분야를 따로 만들지 않았잖아요? 음성 검색이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AI 검색도 같은 맥락이에요.
GEO라는 이름의 샴푸: FOMO가 만드는 불필요한 비용
저는 샴푸를 안 쓰고 머리 감는 실험중인데요, 2달 좀 넘었습니다.
물로 매일 감습니다. 샴푸만 안 쓰는 거예요.
걱정했던 두피는 괜찮더라구요. 두피에서 자연스럽게 기름이 조금 나오는 게 원래 정상이에요. 샴푸로 그걸 매일 벗겨내면, 두피가 건조해지고 "기름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 더 많이 분비해요. 그래서 더 자주 샴푸해야 하고, 더 좋은 샴푸가 필요해지고, 린스도 사야 하고, 두피 케어 제품도 사야 해요. 자연 상태에서는 필요 없던 비용이, 샴푸라는 제품이 만들어낸 문제를 샴푸로 해결하는 사이클이 되는 거예요.
GEO도 마찬가지예요.
"AI 시대에는 새로운 최적화가 필요하다"는 말은, 직접 서치 엔진 검색의 구조를 열어보지 않은 사람에게만 통하는 말이에요. 열어보면 — AI가 뒤지는 곳은 웹이고, 웹에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건 SEO가 원래 하던 일이에요.
새 용어가 등장했을 때, 그게 진짜 새로운 건지 아닌지 판단하는 방법은 하나예요. 직접 써보거나, 구조를 여는 것. 구조를 알면 새 용어에 흔들리지 않아요.
B2B 마케터가 GEO 대신 해야 할 것
AI가 검색의 첫 진입점이 되고 있다는 현상은 진짜 팩트입니다. ChatGPT에게 물어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현상에 대한 처방 — "GEO라는 새로운 분야를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 에이전시에 맡기세요, 이 도구를 구독하세요" — 은 대부분 과장이에요.
해야 할 건 10년 전에도, 지금도, AI 시대에도 같아요.
웹에서(검색 엔진의 눈에 잘 보이는) 진짜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
명확하게 질문에 답하고, 구체적인 데이터가 있고, 실제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가 담긴 콘텐츠. AI가 그걸 뽑아서 합성하든, 사람이 구글에서 직접 읽든, 좋은 재료는 어디서든 쓰여요.
AI가 추출하기 쉬운 구조로 쓰는 것 — 두괄식으로 답을 먼저 주고, 근거를 이어 붙이는 것 — 도 좋은 SEO의 연장선이지 새로운 분야가 아니에요. 그건 원래 좋은 글쓰기의 기본이니까요. "AI 인용 빈도"라는 새 측정 지표가 생긴 건 맞지만, 측정 도구가 하나 늘었다고 분야가 새로 생기는 건 아니에요. Google Analytics에 새 지표가 추가될 때마다 SEO를 새 이름으로 부르진 않으니까요.
GEO 라는 이름에 예산을 쓰기 전에, 지금 만들고 있는 콘텐츠가 진짜 좋은 재료인지부터 점검하세요.
AI 검색이 아무리 발전해도, AI에게 "더 찾아봐"라고 하면 AI가 뒤지는 곳은 여전히 웹이에요. 새 이름이 필요한 건 그걸 파는 사람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