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 in Public Ep. 3 법인 만들기는 쉬웠는데, 법인계좌 개설에서 막힌 이야기
(주)엔트리에이아이를 설립하면서 겪은 가장 큰 허들은 법인 등기가 아니었습니다. 요즘은 법인 설립 환경이 정말 좋아졌더라고요. 법인 등기대행 서비스도 있고, 주소지 서비스까지 활용해서 등기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회계법인을 통해 사업자등록증까지 한 번에 처리하니 세무서에 직접 갈 일도 없었고요.
그런데 난관은 법인계좌 만드는 것에서 시작되었어요.
1. IBK기업은행에서의 첫 번째 좌절
이름부터 기업 친화적인 IBK기업은행으로 갔습니다. 20대 첫 창업 때도 여기서 계좌를 만들었던 추억(?)이 있어서 당연히 여기가 베스트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상담 결과가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계좌 개설은 가능한데, 2년 동안 1일 출금한도가 30만원으로 제한됩니다. 그리고 이 한도는 2년 동안 절대 변경할 수 없습니다."
아니, 2년 동안 한도 변경이 아예 안 된다고요? 사업 실적을 증명해도? 매출이 발생해도?
수차례 다시 물어봤지만 정말 그렇다는 거예요. 게다가 사업장 직접 방문도 필수 조건이라고 하더라고요. 원격 근무나 집이 사업장인 경우는 계좌 개설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인 거죠.
그 순간 깨달았어요. "아, 보이스피싱하는 나쁜 놈들과 법인계좌를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정부에서 이렇게 빡빡하게 규제를 만들었구나..."
정말 남에게 피해 주는 삶을 살면 안 되겠다고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2. 토스뱅크는 법인계좌 안 만들어주는데...
법인계좌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막막했지만, 쉽지 않을 거라는 기대관리는 하고 있어서 좌절감은 잠깐만 느끼고 해결책을 생각했어요. 첫 번째 은행 직원과의 대화를 다시 곱씹어보니 핵심은 신용도였어요. 그리고 "개인 거래가 많은 주거래은행을 가라"는 조언도 있었고요.
그런데 또 다른 허들이 있더라고요. 제 주거래은행이 벌써 몇 년 전부터 토스뱅크로 바뀌었는데, 토스뱅크는 법인계좌 개설이 아예 안 되더라고요.
"토스뱅크 말고 그럼 나의 주거래은행은 어디지...?" 생각해보니 개인 대출을 받은 KB국민은행이 있더라고요.
3. KB국민은행에서의 두 번째 도전
KB국민은행에 갔는데 처음부터 창구 직원(팀장님)의 눈빛이 의심으로 가득했어요.
"어떤 사업을 하세요? 매출이 있나요?"
아니, 법인등기부등본, 인감증명서, 주주명부도 드렸는데.... 법인 등기가 지난주에 막 끝났는데 매출이라니요? 혹시 개인사업자를 하다가 법인 전환을 했어야 했나?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로 와야 하는 건가? 싶을 정도의 부정적인 질문이 계속되더군요.
그래도 IBK기업은행보다는 희망적이었어요. 저 즉 대표자의 개인적인 국민은행과의 거래 내역을 통한 신용도 확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계좌 개설 자체는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기업은행 보다 나은 조건이긴 했지만 역시나 출금에 제한이 있더라고요.
"당분간 300만원까지 출금 가능하고, 인터넷뱅킹이나 ATM에서는 100만원까지만 출금할 수 있습니다. 한도를 높이려면 최소 3개월 동안의 거래 이력을 확인해야 해요."
4. 법인신용카드 한도
계좌 개설과 함께 법인 신용카드도 이어서 만들었어요.
"대표님 개인 신용도가 생각보다 좋으시네요. 법인카드 한도 얼마로 하시겠어요?"
"한도가 얼마까지 나오는데요? 한도 증액 요청도 번거로우니까 최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그랬더니 "1천만원으로 하실래요?"라고 하는 거예요. 최대 금액이라고는 말 안 하시더라고요...(이거 최대 금액이 아니구만...)
"최대가 얼마에요?"
"2천만원까지 됩니다."
"그럼 2천만원으로 일단 해주세요."
아, 처음부터 많이 높게 해주기가 싫으셨던 거구나 싶었어요 ㅎㅎ
다행히 그동안 신용카드와 대출금 꼬박꼬박 냈던 게 이때 도움이 되는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역시 금융 거래에서는 신용 이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몸소 체험했습니다.
5. 배운 점들 (시행착오 시간을 아낄 수 있는 팁)
콜센터 말고 영업점에 직접 전화하세요
사업자등록증 주소지 내의 계좌 개설할 은행 영업점에 반드시 미리 전화해보세요. 콜센터에 전화해봤자 아무 소용 없습니다. 현실과 다른 안내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요.
결국 은행이 보는 건 신용입니다
법인은 이제 막 생긴 '인격'이라 신용이 제로예요. 그래서 대표자 개인의 신용을 엄청나게 따집니다. 미리미리 금융거래 신용을 쌓아놔야 해요. 쓰기 싫어도 신용카드 쓰고, 대출 받았다가 꼬박꼬박 갚으면 신용이 쌓여요.
성공 확률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
법인 사업자등록 주소지 내의 내가 제일 많이 거래한 주거래은행 영업점에서 하는 것이 성공 확률이 가장 높아요. 시간 낭비와 좌절을 최소화할 수 있거든요.
창업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복병들이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들이 쌓여서 더 단단한 내가 되는 것 같아요. 법인계좌 개설로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